감나무 왜 감나무라고 불리는 줄 아시나요? 가을을 가장 먼저 떠나 가 버리기에, ‘간 놈’이라고 불리다 보니 ‘감’이라 불리게 되었다지요. (묵향의 생각) 감나무 이파리가 제일 빨리 떨어져 앙상한 가지를 먼저 보여 주기에~ 고개 돌려 그 감나무를 바라보면, 내 마음도 텅 빈 나뭇가지와 같다. 2017년 9월 17일 프리즘 2021.07.29
사탕인가? 독약인가? 어둠이 걷히지 않은 언덕을 오르다가 큰일을 낼 뻔했다. 사람을 칠 뻔했다. 옷가지가 널려진 줄 알고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속도를 줄여 살펴보니 도로 한 가운데 누어있었다. 비상 깜박이를 켜고 중앙선에 차를 세워 놓은 채 길 밖으로 부축해 가려하니 욕설을 퍼 붓는다. “야~ **년아!” 젊은 청년의 울부짖음이다. 밤새도록 술을 마신 모양이다. 아~ 사랑이여! 그대는 달콤한 사탕인가 쓰디쓴 독약인가? 2017년 9월 15일 새벽 프리즘 2021.07.29
비둘기의 사랑 이야기 (부탄) “나만 사랑해 줄 거죠?” “그럼~ 언제까지나 당신 곁에 있을 게!” “부끄러워요.” “잠깐이면 돼.” “나를 두고 어디를 가시나요?” “저기 외로운 여인을 달래주러 가야해!” 프리즘 2021.07.29
봄날의 꿈 꿈을 꾸었다. 진달래와 개나리가 봄을 단장하고 있었다. 눈을 떴다. 꽃잎들은 떨어지고 녹색 잎들만 가득하다. 어느 날 이파리도 떠나면 앙상한 가지만 남을 터! 2017년 4월 16일 오후 12:27 프리즘 2021.07.29
화초일까 잡초일까? 2017년 7월 30일 엉성하게라도 솎아내니 그나마 나아 보인다. 내 마음에서도 덜어내면 살짝이 좋아지려나? 그런데 나는 남겨질 화초일까? 뽑혀질 잡초일까? 2017년 7월 30일 프리즘 2017.08.14
열 받은 날 2017년 7월 6일 일찍 가서 혈압계에 팔뚝을 넣어보니 121/66 정상이었다. 예약시간보다 너무 빨리 도착했기에, 진료실 앞의 여사원에게 오지 않은 분이 있으면 대신 진료를 받게 해 달라고 청하니, 내 예약증의 이름과 예약시간에 눈길도 주지도 않은 채 앞의 자리에 앉아 ‘잠시’ 기다리라고 했다. 대기.. 프리즘 2017.08.14
가려진 세상 2017년 6월 21일 어제 저녁에는 부탄 파로의 쇼핑가에서, 오늘 저녁에는 인사동 쌈짓길 음식점에서! 세상은 나에게 문을 열고 있지만, 내가 눈을 감으니 세상이 내 곁에 없다. 2017년 6월 21일 프리즘 2017.08.14
물까치와의 전쟁 2017년 6월 4일 하늘아래정원에는 30여 년 전에 뽕나무와 밤나무들이 뽑히고 심어졌던 벚나무 단풍나무 등등이 세월을 먹고 자라서 이제는 도심 속의 작은 숲을 이루고 있다. 꽃향기를 찾아온 벌과 나비들이 노닐고, 작은 개울에서 목을 축이려고 찾아 든 새들이 목욕까지 하고, 집에서 쫓겨난 고양이들.. 프리즘 2017.08.14
육체의 반란 2017년 2월 19일 몇 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마시던 술을 어제 그리고 오늘까지 한 방울도 목구멍에 넘기지 않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마음을 따라가야 했던 몸이었는데, 이제는 몸을 쫓아 마음이 움직이는구나. 2017년 2월 19일 프리즘 2017.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