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삿밥이 되고 말았구나. 어젯밤 아내가 사골국물에 잘게 짓이긴 고기와 쌀밥을 넣어 거의 죽처럼 만들었던 먹거리를 그의 앞에 미처 내놓고 못하고 떠나보내고 말았다. 작년 말부터 먼 곳 허공을 향해 울부짖던 철창 속 진돗개가 며칠 전부터는 일어서지도 못한 채 힘없는 외침을 토해냈었다. 마지막 고별인사로 쌀죽을 준비했건만! 강아지 적에 이별했던 엄마가 그리웠던 것인가? 곁에 아무도 없이 삶과 작별해야 하는 설움이었던가? 평생을 철창 속에 갇혀 살았던 것에 대한 한탄이었나? 나의 어머니가 임종하신 지 19년이 흘렀고, 그 전에 강아지로 나의 곁에 머물렀던 이름 없는 백구에게 너무나도 미안하다. 떠나갈 것을 알면서도 곁을 지켜줄 수 없었다. 더 이상 생명을 얻지 말라! 사랑받는 강아지도 결국 홀로 이별을 맞이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