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비문 검단산 아래 광주 천현골에서 태어나, 물 건너 보이던 곳 예봉산 중턱에 누웠다네. 한평생 뽕과 인연된 쉼없는 발걸음에, 하늘과 땅이 가상히 여겨 이 자리 주었다네. 어릴 적 여기 첫걸음 내딛었을 때에, 인연의 산 뽕 - 풀 속에 묻혀 그를 반겼다네. 몇 십년 세월에 아름드리 거목되어, 무성한 잎 비비.. sweet home 2007.03.17
방백 이년 전에 아들에게 뺏긴 나의 방에서 쏘주와 고기 몇점을 안주 삼아 앉아 있다. 통이와 술희는 일키로 떨어진 장모에게 맡겨 버렸고, 이십일간 누워 있는 아내는 마지 못해 발 끝에 앉아 그녀의 발을 주무르는 나의 손길에 꿈 속으로 빠져 버렸고, 앞 뒤 창문 활짝 열어 제낀 32평 좁은 아파트 한 구석.. sweet home 2007.03.17
여행 그리고 이별 모두 열 세명이 떠나기로 했습니다. 휴가 때마다 함께 했던 식구들과 처음이자 아마도 마지막이 될 부모님과 함께 하는 해외여행길이었습니다. 그러나 떠나기 이틀전 아버지는 비교적 가벼운 복막염으로 입원하게 되셨고, 빈번했던 일들이기에 간병인을 쓰시라는 우리들의 청을 마다하시는 두 분을 .. sweet home 2007.03.16
아들에게 보낸 편지 아들아! 네가 엄마 아빠 곁에서 떨어져 너의 세상을 품게 된 건 어제 오늘이 처음이구나. 무엇하고 있을까? 그래, 아마도 엄마 아빠에게 편지 쓰는 시간일지도 모르겠구나. 알어.. 아빠 닮아서 쓰기 싫은 글씨 몇자 적어 내려가다가, '아빠 술 드시지 마세요! 엄마 사랑해요!'라고 마무리짓겠지. 아빤 오.. sweet home 2007.03.16
통이와 술희 할아버지 손주 녀석 고추 보자며 "우리 똥개! 고추 좀 보자" 하시면, 통이 녀석 언제나 미운 얼굴이 된다. 어제 아빠의 생일 저녁상 함께 하러 오신 할아버지 앞에서 통이 녀석 밥 상 위에 있던 고추 두개를 두 손으로 들고서는, 하늘 향해 쌍고추 세워 들이댄다. " 봐요! 봐요~ " 숙녀가 되어가는 여섯살 .. sweet home 2007.03.16
농장에서... 지난해 여름 어느날이었다. 늘상 휴일이면 찾아 뵙는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통이와 술희와 함께 가까운 시골 농장 근처에서 외식을 하게 되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나 요술 부릴 줄 알아요." "응? 어떤 요술인데?" "나 고추 세울 수 있어요!" "하하하..." "음... 어떻게 세우니?" "간단해요~ 만지작거.. sweet home 2007.03.16
현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생각나니? 아빠와 함께 산에 올랐었지. 아래서 바라 보았을 때는 무척 높게만 보였는데, 아빠와 함께 그리고 현수가 앞서고 아빠가 밀어 주며 올라 섰던 그 높은 바위는 바로 네 곁에 다가섰던 것 생각나지... 서둘러 오르면 쉽게 지쳐 버리고, 쉬고 싶다고 그냥 그 자리에 있으면, 그곳까지 갈 수 없는 .. sweet home 2007.03.16
아빠와의 캠프 흠뻑 푸른 빛으로 젖어 버릴 듯한 날입니다. 지난밤 뜨거운 물에 몇시간 몸을 담고 있었지만, 주말 일박이일의 '아빠와의 캠프'에서 꼬마들과 함께 흔들어대던 '뽀뽀뽀' 시간의 그 율동이 지금 나의 온 몸을 결리게만 합니다. 목요일부터 잠시의 쉴 틈도 없이 바쁘다가, 토요일에 통이의 초등 학교에서 .. sweet home 2007.03.16
아버지의 수술 내뿜은 담배연기 내 몸 감싸 돌아 어루만져 주길 바라지만, 그저 허공으로 흩어져 버릴 뿐이다.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나의 눈망울 도회지 선과 선이 만나는 그곳에 머물고 싶지만, 한없는 흐름 속에 그곳 찾을 수 없다! 봄이 왔음에 봄을 느낄 수 없음은 갑자스레 드리 닥친 아버지의 입원 때문 인가? .. sweet home 2007.03.16
부부싸움 셋째날 '시'란 무엇일까? 짫은 글로 많은 것을 그리게 하는 것이겠지! '죽음'이란 무엇일까? 짧은 발자욱 뒤의 걸어야 할 길을... 한 없 이 ... 꿈꾸게 만드는 것이겠지! 951123 sweet home 2007.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