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주가 처음 집에 온 날 “일자형을 사야할까? 팬티형으로 사야할까?” 기저귀 코너에서 한동안 망설이다가 하나 고르고 분유코너로 향했습니다. 거~ 쑥 스럽더군요. 손주도 볼 수 있는 나이인데...... 지겨운 일주일이었습니다. 좁은 병실에서 아내의 발을 주무르며 지난 월요일부터 오늘 아침까지 갇혀 있자니 몸이 쑤실 정.. sweet home 2007.03.17
가을의 문턱에서~ 한쪽 벽면 전체가 유리로 된 사무실에 앉아 서편 하늘을 바라 보고 있습니다. 어둠은 시나브로 찾아 오고 있지만, 깊은 구름이 겹겹이 쌓여 있는 모습이 나의 마음을 하늘에 그려 놓은 것 같습니다. 바람결에 구름 풀어 흩트려 버리면 미소를 머금게 하는 하늘을 바라 볼 수 있겠지만, 진실을 향해 마음.. sweet home 2007.03.17
못다 쓴 편지 아름다운 곳입니다. 당신의 고향 가을 하늘 마냥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평화롭습니다. 내년에는 수연이와 현수 현지 그리고 여민이와 함께 두달 가량 이곳에 다시 찾으려 합니다. 당신의 셋째 손주가 태어 나지 않는다면... 당신이 머물렀던 그리고 우리가 발을 내딛고 있는 그곳 땅 위에서도 평화와 .. sweet home 2007.03.17
스쿼미시에서 딸에게 보고 싶은 현지~ 언제나 발랄하고 명랑하고 새침때기인 현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현지의 사진을 갖고 오지 못한 것이 무척 아쉽지만, 너의 귀엽고 총명한 모습이 눈에 선하구나. 또한 심술꾸러기가 되어서 씩씩거리며 아빠에게 주먹을 휘두르던 모습도 선하고. 잘 지내고 있겠지? 포근한 엄마 .. sweet home 2007.03.17
밴쿠버에서 아내에게.. 여기는 칠월의 마지막 밤이라오. 얼마 남지 않은 쏘주 한 팩을 마시고 밤하늘을 바라 보았다오. 정말 아름다운 세상이구려. 아마도 고교시절 대천 캠프에서 보았던 그런 하늘이었던 것 같소. 하지만 그 시절과 지금이 다른 것은, 마음 속에서 볼 수 있었다는 것과 그저 눈망울로만 볼 수 밖에 없다는 차.. sweet home 2007.03.17
다시 찾은 제주도... 12년 전 첫날밤엔, 하루만이라도 제주도 구경하고서 병원에 실려 가겠다며 봐 달라는 신부를 원망하면서, 나는 냉장고 속 값비싼 양주를 꺼내 마시고 그냥 잤다. 12년 지난 뒤 제주 여행 첫날밤도, 달랑 들고 왔던 짐 대신에 딸려 온 통이와 술희 녀석들 성화에 그냥 잤다. 지난 기억 되살리며 그 장소에.. sweet home 2007.03.17
팔일 후에.... 며느리 손을 잡고 글씨를 써 내려 가셨다. "8일 후에 ????? 준비하라!" 7일 째 되는 날 병상에 계시던 아버지는 집에 가자고 보채셨다. 7일 째 어두워질 무렵 아버지는 처치실로 옮겨지셨고, 8일 째 되는 날 새벽 4시 45분에 광주 집으로 모셨다. 보조 호흡기를 멈추고 나니, 편한 모습으로 운명하셨다. 어머.. sweet home 2007.03.17
비석 앞에서 비석 앞에서 동생이 말했다. 8대조 할아버지 비석을 보니 할머니가 두 분이셨고, 우리 할아버지도 할머니가 두 분이셨다는데, 아버지 비석에는 엄마 이름만 쓰여 있지만 알 수 없는 일이고, 오빠 비석에는 몇 명의 이름이 쓰일지 알 수 없다네~ 옆에 있던 통이 술희 엄마 - 맞아!~ 맞아!~ 000208 sweet home 2007.03.17
사십구제 비나이다. 비나이다. 당신의 공적이 이러하거늘 일곱 고개 넘을 적 마다 굽어 살피시어 밝음의 세계로 인도하소서! 첫째는, 의지하지 아니하고 홀로 일어선 공덕이요. 둘째는, 쉼을 마다하고 일을 쫓아 살아온 공덕이요. 셋째는, 하늘이 주신 양식과 물품을 낭비하지 않은 공덕이요. 넷째는, 남의 것을 .. sweet home 2007.03.17
감사의 편지 깊어가던 겨울의 매서운 추위는 입춘이 다가 오면서 그 모습을 뒤로 하고 있습니다. 부친이 걸어 오셨던 길이 그러했듯이 언덕 넘어 저 건너 세상으로 가실 때도 몹시 혹독한 찬 바람을 맞이해야 했습니다. 극복하며 걸어야 하는 것이 진정한 삶의 길이라고 가시는 길에서도 저희에게 남기신 또 하나.. sweet home 2007.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