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하나 연주회가 끝나고 잠시 길가 벤치에 앉아 있던 만삭의 아내가 가로등 불빛에 곱게 모습 드러낸 단풍잎이 예쁘다며 하나를 따 달라 했습니다. 팔을 뻗어 나뭇가지에서 한 잎을 떼어 내려다가 그만 손을 내리고 말았습니다. 함께 있을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을 텐데..... 바람결에 이별을 맞이하게 될 그날.. 예쁜 세상 바라보기 2010.05.15
아들에게(현주 놀이터 사진) 꽃들이 만개한 지금 명섭이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철쭉이 활짝 피는 오월 초에는 외가댁 그리고 고모네 식구들과 농원 잔디밭에서 한바탕 잔치를 벌이곤 했던 것 기억하겠지? 하지만 올해는 지난 1일에 잔디밭에서 숯불을 피웠는데 호주에 간 이모네 가족, 외삼촌 그리고 여민이와 여국.. sweet home 2010.05.08
작지만 아름다운 것 잿빛 봄 하늘은 마음까지 그늘을 드리우고, 불쑥 찾아간 은행 창구의 기다림은 짜증을 더한다. 바로 앞 번호가 호출되어 앞쪽 의자로 옮겨 기다리고 있으니, 창구에 서 있는 엄마 곁의 3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가 사탕을 달라며 칭얼거리고 있다. 그 옆에서 은행 일을 보던 또 다른 엄마 곁에도 같.. 예쁜 세상 바라보기 2010.04.22
잠수하고 싶을 뿐이다. 백수가 된지 벌써 16년째... 밤낮으로 채널을 고정시켰다. KBS 클래식 93.1 주인 잃은 광주 농원을 비워둘 수 없어, 방 한칸을 사무실로 꾸며 놓고 일상의 터전으로 삼은 지 9년... 저주받은 곳인가? 전파가 잡히지 않는다. 약속이 있어 일찍 차를 몰고 다닐 때 서산 너머 석양 물들어 갈 때 가슴 깊이 파고드.. 프리즘 2010.04.09
아들의 생일... 그래~ 3월 10일은 네가 태어난 날이지. 여의사 있는 곳을 찾아 동대문 이대 병원을 찾았던 너의 맘이 12시간의 극심한 고통 속에서 3월 10일 아침 8시 50분쯤 드디어 너를 세상에 모습을 드리우게 했던 날이다. 마냥 기뻤다. 그토록 손주를 안고 싶어하던 할아버지의 소망을 고추 달린 아들로 풀어 드렸고, .. sweet home 2010.03.10
감춰졌던 현주의 편지 엄마 아빠에게 주말에 야외로 나들이 가요. 요즈음 텔레비전에서 단풍이 예쁘게 들었다고 하는데 구경 가고 싶어요. 이번 주말에는 아빠가 바쁘다고 했져? 회사 일로 일요일에 출장을 가야 한다고 그랬잖아요. 그래서 이번 주는 안 되더라도 다음주에는 함께 나들이를 가면 좋겠어요. 이번에도 안가면.. sweet home 2010.03.09
아들에게... 국방부 시계는 그래도 돌아간다는 말이 있었지. 하지만 국방부 시계보다 더 빨리 돌아가는 것이 삶의 시계인 것 같구나. 아빠도 그렇게도 멀리만 느껴지던 50대 아저씨를 넘어선지도 벌써 두해가 지났구나. 그리고 입영하는 아들을 조마조마하는 마음으로 바라본 지도 이미 4개월이 지나 다음달이면 .. sweet home 2010.02.20
찢겨진 현주의 꿈과 몇 장의 사진들... 현주가 만든 하얀 트리에 매달려 있는 산타에게 보내는 현주의 엽서 산타선물 뜯어 보고서는, 가위로 갈기갈기 찢어버린 현주의 꿈 군에 간 아들은 눈치우느라 고생하지만, 때묻지 않은 하얀 눈을 보고파서 현주와 대관령 양떼목장을 다녀왔죠 내친 김에 눈쌓인 경포대 바닷가를 다녀왔어요. 정말 백.. sweet home 2010.01.12
아들과의 첫 외박 경인년 새해 첫날 아침이 밝았다. 첫째 딸은 남겨두고 장모 처남 아내와 막내 현주와 함께 트렁크에 짐을 잔뜩 담고 연천으로 향했다. 텅빈 부대 카페에서 알게 된 선임 엄마가 알려준 숙소의 번호를 곱게 간직한 채 전 곡에 다가서서 한탄강 관광호텔에 전화를 하니 방을 잡을 수 없다고 한다. 내산리.. sweet home 2010.01.03
산타할아버지 이야기 GS마트의 장난감 코너를 열심히 둘러봐도 현주가 원하는 ‘고고패츠’는 눈에 띄지 않는다. 이것저것 살펴봐도 마땅치가 않다. 결국 평범한 인형 하나를 밤새 반짝이고 있을 트리 아래에 놓아두려 들고 나와, 차 안에 두고 집안으로 들어선다. 현주가 산타할아버지를 맞이하려고 직접 만들어 창가 가.. sweet home 2010.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