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즐거웠고 고마웠다. 연극이 끝난 뒤 텅빈 무대를 바라보는 마음이다. 감동과 즐거움이 컸기에 빈자리는 더욱 허전한 모양이다. 막상 초대를 했지만 먼곳에서 오는 친구들이 기쁜 추억을 안고 돌아가지 않게 되면 어쩌나 걱정이 앞섰다. 이것저것 준비했을지라도 많이 부족한 상황에서 친구들이 알아서 숯불 붙이고 채소 .. 프리즘 2009.10.25
아들아~ 파이팅! 고교 때 공부했던 어느 시인의 시가 아련히 생각나네요. 할아버지 아버지 그리고 아들로 넘어가는 세대의 흐름을 의자의 대물림으로 비유했었죠. 어제 어둠속에서 집으로 질주하면서 생각했습니다. 끝이 없는 개울에 하나하나 더해 놓아지는 디딤돌이 인생사의 흐름과 같다고... 결코 앞서 자리 잡은 .. sweet home 2009.10.14
파리 한마리 파리 한마리가 욍윙 내 공간을 헤집고 날아 다니더니 바닥에 떨어져 허공을 향해 발버둥질치고 있다. 비록 동네 집들로 둘러 싸인 곳이지만, 이곳만은 별천지 숲 속에 싸여 있다. 밭일 하랴 앵두 살구 열매들을 따랴 늦가을 낙엽을 쓸어 모으랴 눈 오는 날 허리 휘어지도록 빗질하랴... 관리인 노부부는.. 프리즘 2009.06.27
현주 일기 - 엄마가 없는 날 [엄마가 없는 날] 밤 중에 엄마는 내가 잘 적에 짐을 싸고 집을 나갔다. 아침에 일어나니 엄마는 보이지 않았다. 나는 엄마가 벌써부터 보고 싶다. 난 아빠가 닌텐도를 사 줄거라고 생각하며 울지 않고 꾹 참았다. 숙제도 하고 TV도 실컷봤다. 하지만 엄마가 없어 난 슬프다. 엄마 아빠! 건강하게 오래 오.. sweet home 2009.06.02
제주 올레 첫번째 이야기 하염없이 이리저리 흘러가는 바람결처럼 걷고 싶었다. 남도 길을... 호젓한 어느 섬 해변가를... 그저 마음속에서만 그렇게 걷기를 몇 년! 우연히 알게 된 ‘제주 올레’! 다리의 깁스 때문에 결국 한 달이 늦어져, 이제야 나는 제주 올레 제 1코스 출발점 시흥초교 정문 앞에 서 있다. 6시 10분! 이른 시간.. 프리즘 2009.05.23
봄날의 허무 늦가을이면 어김없이 목련은 꽃을 피운다. 두꺼운 표피에 둘려 싸인 꽃망울이 앙상한 가지 끝마다 숱하게 매달려 봄을 기다린다. 봄까지 미처 기다리지 못해 하얀 눈이 내릴 때면 목련의 가지마다 흰꽃이 만발한다. 겨우내내 잿빛이었던 길마다 화사한 벚꽃이 만개해 있다. 언제나 서울보다 한발 늦게.. 프리즘 2009.04.11
불쌍한 늦둥이 현주 초딩 2학년이 된 현주 반의 남자친구가 이야기 했단다. "집에 운전기사 아저씨 있으니 현주네 무지 부자인가 보다" 아마도 1학년 때 몇번인가 학교 앞까지 데려다 주고 길을 건너는 현주에게 손을 흔들어대던 내 모습을 그 녀석이 보았던 모양이다. 30대 아빠를 둔 고 녀석 눈에는 50대에 들어선 내 모습.. sweet home 2009.03.29
피가로의 결혼 3년 만에 서초동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를 찾았다. 화재 이후 2년 만의 재개관 기념 작품으로 올려진 ‘피가로의 결혼‘ 첫날 공연에 오래 기다리던 이를 만나는 설렘을 안고 나섰다. 이윽고 막은 오르고, 낯익은 ‘피가로의 결혼’ 서곡이 울러 퍼졌다. “피~~가로 피~가로 피가로 피가로....” 다소.. 프리즘 2009.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