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을 마무리 하며 새벽 닭이 울고 있습니다. 먼 동이 트기도 전에 9개월된 공주가 나의 살결에 자기의 얼굴을 비벼대며 ‘심심하니까 놀아 달라’며 아빠의 잠을 깨웠습니다. 새 기저귀를 갖고 와, 밤새 축축해 있었을 아기의 다리 사이를 뽀송이 말려 주기 위해 바람결 일으켜 부채질 해 주고는, 분유 8 스푼에 따스한 .. sweet home 2007.03.17
출근길 그냥 현관문으로 향하려다 조용히 안방문을 연다. 이불을 걷어 내고 잠들어 있는 아기에게 잠깰라 살며시 큰 수건을 덮어 주곤, 옷도 벗지 못한 채 꿈속에 빠져 있는 아내 이마에 살짝 입맞춤을 하고 현관으로 향한다. 방문이 열려 있는 공주 방으로 들어가 ‘뮤직엔젤’의 태엽을 감아 주고는, 깔다만.. sweet home 2007.03.17
입하 날에 오늘이 입하라 하는군요. 봄이 왔나 했더니 어느덧 떠나 가 버리고 여름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월요일 아침 - 바쁜 마음에 자명종 시계를 5시에 맞춰 놓고 태양을 맞이하려 했던 나의 마음은 하늘 가득 드리워진 구름 뒤로 감추어야만 했지만, ‘최경주’ 의 PGA 골프 우승 소식에 잠시의 기쁨을 만끽했.. sweet home 2007.03.17
어느날 화사한 날입니다. 가을하늘 마냥 푸름이 깊고 가을 햇살 마냥 평온을 안겨 주고 있습니다. 곧 떨어져 나갈지라도 목련의 하얀 꽃잎은 되찾고 싶은 순결을 그리게 하고, 만개한 벚꽃은 어릴 적 짝사랑하던 소녀의 미소를 떠오르게 하고 있습니다. 모든 시름과 번뇌를 떨구고 양수리 강변을 달리며, 봄의.. sweet home 2007.03.17
현주가 처음 집에 온 날 “일자형을 사야할까? 팬티형으로 사야할까?” 기저귀 코너에서 한동안 망설이다가 하나 고르고 분유코너로 향했습니다. 거~ 쑥 스럽더군요. 손주도 볼 수 있는 나이인데...... 지겨운 일주일이었습니다. 좁은 병실에서 아내의 발을 주무르며 지난 월요일부터 오늘 아침까지 갇혀 있자니 몸이 쑤실 정.. sweet home 2007.03.17
가을의 문턱에서~ 한쪽 벽면 전체가 유리로 된 사무실에 앉아 서편 하늘을 바라 보고 있습니다. 어둠은 시나브로 찾아 오고 있지만, 깊은 구름이 겹겹이 쌓여 있는 모습이 나의 마음을 하늘에 그려 놓은 것 같습니다. 바람결에 구름 풀어 흩트려 버리면 미소를 머금게 하는 하늘을 바라 볼 수 있겠지만, 진실을 향해 마음.. sweet home 2007.03.17
못다 쓴 편지 아름다운 곳입니다. 당신의 고향 가을 하늘 마냥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평화롭습니다. 내년에는 수연이와 현수 현지 그리고 여민이와 함께 두달 가량 이곳에 다시 찾으려 합니다. 당신의 셋째 손주가 태어 나지 않는다면... 당신이 머물렀던 그리고 우리가 발을 내딛고 있는 그곳 땅 위에서도 평화와 .. sweet home 2007.03.17
스쿼미시에서 딸에게 보고 싶은 현지~ 언제나 발랄하고 명랑하고 새침때기인 현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현지의 사진을 갖고 오지 못한 것이 무척 아쉽지만, 너의 귀엽고 총명한 모습이 눈에 선하구나. 또한 심술꾸러기가 되어서 씩씩거리며 아빠에게 주먹을 휘두르던 모습도 선하고. 잘 지내고 있겠지? 포근한 엄마 .. sweet home 2007.03.17
밴쿠버에서 아내에게.. 여기는 칠월의 마지막 밤이라오. 얼마 남지 않은 쏘주 한 팩을 마시고 밤하늘을 바라 보았다오. 정말 아름다운 세상이구려. 아마도 고교시절 대천 캠프에서 보았던 그런 하늘이었던 것 같소. 하지만 그 시절과 지금이 다른 것은, 마음 속에서 볼 수 있었다는 것과 그저 눈망울로만 볼 수 밖에 없다는 차.. sweet home 2007.03.17
다시 찾은 제주도... 12년 전 첫날밤엔, 하루만이라도 제주도 구경하고서 병원에 실려 가겠다며 봐 달라는 신부를 원망하면서, 나는 냉장고 속 값비싼 양주를 꺼내 마시고 그냥 잤다. 12년 지난 뒤 제주 여행 첫날밤도, 달랑 들고 왔던 짐 대신에 딸려 온 통이와 술희 녀석들 성화에 그냥 잤다. 지난 기억 되살리며 그 장소에.. sweet home 2007.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