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없는 아빠 2014년 4월 26일 내가 집 현관을 들어서면 거실에 있던 딸은 목례만 하고 자기 방으로 날(낼)름 들어가 버린다. 그 딸이 오늘 라트라비아타 오페라를 보여 달라기에, 오랜만에 예술의 전당을 찾았다. 웬 일로 아빠와의 데이트를 청했냐는 내 질문에 아주 간단히 답한다. “학교 과제 때문이죠!” 이그~ 딸들.. sweet home 2017.08.14
얄미운 여동생 2014년 1월 4일 “언니, 언니! 나 밴드에서 초교 친구들을 만났는데, 언니도 들어 가 봐!” 지난 주 아버지 기일에 찾아온 여동생이 새언니를 꼬드겨 아내에게 초등학교 친구들을 찾게 해 줬단다. 제상에 올릴 음식이 익어 갈 때, “어머~ 나를 알아보는 친구가 있네! 마침 다음 주에 모임 있으니 오라네. .. sweet home 2017.08.14
대마도 해변에서 2013년 8월 2일 새벽 5시 반 부산행 KTX에 탑승하고 9시 30분 대마도행 배에 승선하여 큰조카 둘을 빼고 누나와 동생 가족 그리고 장모를 모시고 11명의 식구들이 대마도로 2박 3일 휴가 왔다. 해마다 여름 겨울이면 속초 홍천을 향하던 휴가 발걸음이 색다른 일정으로 바뀌었기 때문인지 아이들이 더 들떠 .. sweet home 2017.08.14
통이 술희 그리고 보 2013년 4월 8일 어제 경찰관 2명이 집에 들이 닥쳤다. 들어 와서는 두 여자를 억지로 떼어 놓고 ‘훈방’의 징계를 실행했다. 심술과 심보가 충돌해 일어난 사단이었다. 아내에게서 전화를 받았을 때는, 상당한 소음의 싸움이 벌어진 것을 우려한 이웃의 신고로 경찰이 들어 왔나 싶었다. 늦은 시간! 식탁 .. sweet home 2017.08.14
기분 좋은 날 2013년 3월 21일 며칠 전 개나리 가지들을 꺾어 왔다. 예상대로 “시아버지는 가지런히 추려서 가져 왔었는데, 당신은 뭐냐?”며 칭찬 아닌 바가지를 긁혔다. 12시 넘어 집에 들어서니 잠결의 아내가 “초코렛 사와야 하는데!”라며 중얼거린다. 지난 토요일, 현주의 5학년 담임의 강력한 추천과 권유로 지.. sweet home 2017.08.14
구박 받는 날 2012년 11월 17일 오늘 현주가 벌써 여자가 되었나는 아내 걱정에 꽃 사 주어겠다고 했다가 혼났다. 7년 전 첫째 딸 때는 축하 선물로 브레지어 사와야겠다고 했다가 핀잔만 들었다. 몰래 집을 나와 마트 앞 화원으로 성큼 달려가 빨간 장미 12송이를 달라고 했더니, 꽃 집 아줌마 왈 “따님이 생리를 시작했.. sweet home 2017.08.14
발레하는 인형 2012년 9월 8일 선율에 맞춰 발레를 추는 인형을 드디어 15년 만에 품에 안았어요. 97년 유럽에 갔을 때 첫 딸의 선물로 안겨 주려 여행 내내 두 눈을 부릅뜨고 찾았건만 결국 도자기 천사 인형으로 대신해야 했죠. 늦둥이 둘째 딸에게 항상 미안했어요. 언니에게는 예쁜 천사 인형이라도 선물했지만 현주.. sweet home 2017.08.14
사춘기 딸과 갱년기 엄마 2012년 7월 29일 늦둥이 딸의 나들이 짐 싸기를 도와주던 엄마에게 12살 현주가 한마디 내뱉는다. “나 이제 어린애 아니고 사춘기 소녀가 되었으니 엄마 아빠 상관마세요.” 잠시 멍하고 있던 아내가 볼멘소리로 내뱉는다. “이제 엄마는 갱년기 아줌마가 돼 가고 있으니 함부로 건들면 죽음이~ 알았어?”.. sweet home 2017.08.14
장모 님의 고희연 2007년 12월 12일 눈이 내리는 날에는 하얀 순백색에 묻혀 버리곤 했습니다. 진달래와 개나리가 꽃망울을 펼칠 때는 노랑 분홍빛으로 물들어 버렸습니다. 청빈한 외할아버지의 보살핌이 있었음에도 칠남매의 셋째로 아래 동생들을 보담기에 너무나도 벅찼지만, 그래도 바람 불 때는 바람이 되고 꽃향기 피.. sweet home 2017.08.14
화초일까 잡초일까? 2017년 7월 30일 엉성하게라도 솎아내니 그나마 나아 보인다. 내 마음에서도 덜어내면 살짝이 좋아지려나? 그런데 나는 남겨질 화초일까? 뽑혀질 잡초일까? 2017년 7월 30일 프리즘 2017.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