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받은 날 2017년 7월 6일 일찍 가서 혈압계에 팔뚝을 넣어보니 121/66 정상이었다. 예약시간보다 너무 빨리 도착했기에, 진료실 앞의 여사원에게 오지 않은 분이 있으면 대신 진료를 받게 해 달라고 청하니, 내 예약증의 이름과 예약시간에 눈길도 주지도 않은 채 앞의 자리에 앉아 ‘잠시’ 기다리라고 했다. 대기.. 프리즘 2017.08.14
가려진 세상 2017년 6월 21일 어제 저녁에는 부탄 파로의 쇼핑가에서, 오늘 저녁에는 인사동 쌈짓길 음식점에서! 세상은 나에게 문을 열고 있지만, 내가 눈을 감으니 세상이 내 곁에 없다. 2017년 6월 21일 프리즘 2017.08.14
물까치와의 전쟁 2017년 6월 4일 하늘아래정원에는 30여 년 전에 뽕나무와 밤나무들이 뽑히고 심어졌던 벚나무 단풍나무 등등이 세월을 먹고 자라서 이제는 도심 속의 작은 숲을 이루고 있다. 꽃향기를 찾아온 벌과 나비들이 노닐고, 작은 개울에서 목을 축이려고 찾아 든 새들이 목욕까지 하고, 집에서 쫓겨난 고양이들.. 프리즘 2017.08.14
육체의 반란 2017년 2월 19일 몇 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마시던 술을 어제 그리고 오늘까지 한 방울도 목구멍에 넘기지 않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마음을 따라가야 했던 몸이었는데, 이제는 몸을 쫓아 마음이 움직이는구나. 2017년 2월 19일 프리즘 2017.08.14
내 탓이오! 2017년 2월 13일 (전략) 먼 옛날 어느 분이 내게 물려주듯이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어린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이 의자를 비워 드리겠습니다 (조병화 님의 의자) 우리는 기계가 되지 않는 이상 동물 일 수밖에 없다. 물려주어야 하는 본능을 피할 수 없다. 부모로써 내 명예가 아닌 .. 프리즘 2017.08.14
포근한 밤 2016년 12월 1일 아이~ 포근해! 아랫목에 깔린 이불 밑으로 들어간 느낌이네요. 부모님이 계시던 40평 남짓 단독 주택에서 두 분이 하늘나라로 떠나신 뒤 어언 16년 동안 나는 이곳을 직장처럼 출퇴근하면서 겨울철이면 추위에 떨어야만 했지요. 사무실로 쓰고 있는 작은 방 하나를 따뜻하게 하기 위해 석유.. 프리즘 2017.08.14
버려야 할 때 2016년 9월 5일 이제는 버리자! 비우기 힘들어 채우지 않으려 발버둥쳤지만, 시나브로 쌓인 헛된 욕망 덩어리들. 손가락을 목구멍 깊숙이 넣어서라도 토해내자. 이제는 비워야 할 때! 2016. 09. 05. 무교동에서 벗들과 술 마시다가 담배 한 대 연기 채우면서 2016년 9월 5일 프리즘 2017.08.14
아비규환 2016년 7월 25일 너무 많이 먹어서 목구멍까지 차올랐을 때 억지로라도 안의 것들을 토해내지 않으면 채울 때의 기쁨은 순식간에 잊어버리고 비우지 못함의 괴로움에 빠져들고 만다. 오늘이 그러한 날인 것 같다. 모레 인도를 향한 여정이 마음을 바쁘게 하지만, 어제 내 눈 앞에 스쳐간 밴드의 어느 글이 .. 프리즘 2017.08.14
이제는 정리를 해야 할 때 2016년 4월 29일 올해는 뒷간에 가지 못해 묵직해져 버린 아랫배를 안고 지내야 하던 것을 속 시원히 풀어내는 시기인 것 같다. 2009년도에 준공했던 빌라 24대 중 7년 동안 분양 못했던 (안했던) 한 세대의 잔금을 오늘 받는 날이다.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았던 여기 광주 땅에 첫 작품으로 내밀었던 것들을 정.. 프리즘 2017.08.14
당선 소감 2016년 3월 9일 작년에는 사진작가, 올해는 수필작가가 되었다. 그런데 모두 자격미달임에 분명하다. 당 선 소 감 톱니바퀴처럼 바삐 돌아가는 세상에서 남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이 힘들다고 하지만, 그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나의 마음과 생각을 남에게 나누어 갖자고 청하는 것입니다. 나의 마음이 .. 프리즘 2017.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