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 지천명 그리고 이순 2014년 8월 16일 새벽 3시쯤 깨어나 뒤척이다가 5시 종소리도 못 들은 채 집을 나섰죠. 배고픔을 잊으려 몇 잔술에 이른 아침부터 취해 버렸네요. FM에서 알비뇨니의 아디지오가 흘러나오고 있어요. 40살 불혹의 나이를 지나며 이 선율을 처음 접했지요. “유혹에 안 넘어가는 나이가 아니라 유혹에 빠져도 .. 프리즘 2017.08.14
살아가는 것과 사라지는 것 2014년 8월 13일 ‘삶’은 무엇인가? ‘살아 감’의 준말이겠지. 사라 감은 무엇일까? 사라지는 것이겠지. 사라지는 건 뭣일까? 死(죽을 사)! 바로 그것이지. 결국 삶과 死는 같은 것 아닐까? 그 경계선에 놓여 있는 나! 우울한 날의 오늘 그리고 어제~ 그러나 삶은 삶이다! 2014년 8월 13일 프리즘 2017.08.14
참견 2014년 8월 10일 마누라님 가라사대 남의 일에 끼어들지 말라 했거늘……. 1. 지난 금요일 여기저기서 전화가 왔다. “자네가 일등 공신일세!” 어떤 이가 제법 큰 법무법인에 의뢰하여 선거중지 가처분 신청을 한 것에 대한 나의 논리와 답변서 그리고 변론으로, 거의 90% 넘게 받아 들여 진다는 가처분 신.. 프리즘 2017.08.14
망자 앞에서 2014년 8월 8일 소화묘원을 찾은 지 세 번 째. 북한강을 따라 운해가 펼쳐져 있다. 태양이 떠오르기만 기다리며, 강에서 불어 올라오는 바람에 삶의 찌든 때를 날려 보내고 있다. 새벽 집에서 불과 30분 거리. 때때로 일상에서 벗어난 세상은 일출을 바라보는 그 신선함을 안겨준다. 그런데 참 미안하다. 밝.. 프리즘 2017.08.14
매미의 절규 2014년 7월 22일 오늘도 어둠이 걷히지 않았는데 매미들은 끊임없이 울기 시작했다. 어디 있는 지도 알 수 없는 그 짝과의 단 한 번의 만남을 위해 가슴 속 깊은 그리움의 절규를 토해내고 있다. 한 줄기 빛조차 외면하고 오랜 세월 인고의 나날을 보낸 뒤, 환골탈태의 고통을 이겨내고 비로써 하늘을 날게 .. 프리즘 2017.08.14
씨앗 같은 삶 2014년 7월 6일 물 위에 잔디 위에 아스팔트 위에 떨어져야 할 꽃씨들을 모기 개미들의 공격에도 꿋꿋이 버티며 봉투에 가득 담았다가 또 다른 흙 위에 흩뿌려 주었다. 숱한 씨앗들이 떨어져도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나쳐서야 봄이 오면 간신히 몇 포기 싹이 트듯, 우리네 삶에서도 한없는 공덕과 노력을 펼.. 프리즘 2017.08.14
잡초 2014년 6월 25일 “나는 기필코 살아나야 한다.” “너는 기필코 죽여야만 한다.” 하지만 잡초! 네가 되어 생각해 보니 내 눈에서는 눈물이 쏟아진다. “왜 너는 죽어야만 하는가?” 잡초 하나 뽑는데 이토록 갈등을 해야 하는 나는 어진 마음을 품은 자인가? 한없이 연약한 자인가? 아니면 바보 멍청이인.. 프리즘 2017.08.13
암울함 속의 희망 2014년 4월 29일 우울함을 넘어 비통한 통곡의 소리와 함께 지루한 봄비가 찢어진 가슴을 타고 흘러 내렸다. 하지만 비록 먹구름 가득한 저녁 하늘에도 한 줄기 석양빛은 스며들고 있었다. 까까머리 중학교 시절 미술 교과서에서 봤던, 온 종일 비 온 뒤 비로서 평온을 찾아가는 분주한 저녁거리의 풍경이 .. 프리즘 2017.08.13
너무도 슬픈 날 2014년 4월 17일 어찌 표현할 수 있을까? 그 두려움! 그 고통! 제발 배 안의 많은 이들이 과거완료형이 아닌, 두려움의 현재진행형이기 바랄 뿐이다. 고창 보리밭 들려 선운사를 오니 하염없이 빗님이 뿌린다. 아무리 많은 빗물이 내린다 해도, 자식 남편 아내를 잃은 분들의 피눈물보다 더 많을 수 있으랴. .. 프리즘 2017.08.13
낙화 2014년 4월 9일 1. 꽃씨 싹 틔워 꽃밭을 만들려 했건만, 벚나무는 성급한 내 마음을 어찌 아는지 꽃잎 뿌려 벚 꽃밭을 만들어 주었다. 2. 봄과의 이별의 슬픔을 달래 주려고, 벚꽃은 채 낙화하지 아니하고 거미줄에 매달려 봄을 이어가려 한다. 2014. 4. 9. 프리즘 2017.08.13